시장 가격(market prices)은 일반적으로 상품교환이 이루어지는 장(場)을 의미한다. 이 경우 상품은 일상적인 상품(물품)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상품(노동시장)과 자본으로서의 화폐(금융시장)등 매매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에서의 가격결정의 관계를 시장기구(가격기구)라고 부른다.
그 기본적인 관계는 일반상품(노동생산물)의 가격결정에서 나타나는데 시장에서는 각각의 상품에 대해서 각각의 수요공급이 대립하여, 수요측(구매자)은 가능한 한 싸게, 공급측(판매자)은 가능한 한 비싸게 거래하려고 한다. 이 상반하는 힘에 의해 시장에서는 소위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하게 된다. 이때 수요공급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이 시장가격이다.
시장가격은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역으로 수요공급도 시장가격에 의해 변동한다. 즉, 양자는 상호규정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장가격과 수요공급의 부단한 변동은 모든 투기의 온상이 된다. 이 변동은 상품생산의 무정부성의 반영이며 또한 사적 이윤추구 경쟁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수요공급의 법칙(law of demand and supply)은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결정된다"는 명제를 말한다. 이 법칙은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6.5~1790.7.17) 이래 가격결정의 근본원리로 생각되어 왔다.
마샬(Alfred Marshall, 1842-1924)의 견해에 따르면, 종축에는 재화의 가격, 횡축에는 수량을 표시하면 우하향의 수요곡선 DD와 우상향의 공급곡선 SS의 교차점 P0에 있어서 그 재화의 가격이 결정된다. 따라서 시장가격(market prices)의 경쟁은 각 부문마다 다르기 때문에 부문내 경쟁을 만들어 낸다.
"옛사람이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그 흐름을 교란하지 말라고 경계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상인이란 싼 곳의 물건을 가져와 비싼 곳에 파는 존재이며, 나라와 백성은 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이 명령을 시행한다면 서울의 상인들은 장차 곡물을 다른 데로 옮겨 가 버릴 것입니다." [연암 박지원의 상소/과정록]
한편,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칼 폴라니(Karl Polanyi, 1886-1964)는 시장경제가 철저한 '자기조정' 능력을 갖고 있다는 유토피아적 믿음, 나아가 시장 제도라는 '자연법칙'에 인간과 사회가 종속돼 있다는 관념이 근거 없는 미신이자 주술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적 의미의 시장(market)은 교역이나 매매를 목적으로 만나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그 시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자적 경제제도를 이루지 못한 채 사회 속의 한 부분으로 묻혀있었으며, 그 기능은 인간의 여러 경제생활에서 일부 지엽적인 부문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그는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관념을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개인적 이윤 동기로 작동하는 시장이 제한 없이 풀려날 경우 인간과 사회와 자연을 급속도로 파괴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Karl Polanyi, 거대한 변환(The Great Transformation), 1944 / 박현수 옮김, 민음사, 1997]
[참고] 가격탄력성(價格彈力性, price elasticity)은가격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으로, 상품에 대한 수요량은 그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감소하고, 하락하면 증가한다. 가격탄력성은 가격이 1% 변화하였을 때 수요량은 몇 % 변화하는가를 절대치로 나타낸 크기이다.
탄력성이 1보다 큰 상품의 수요는 탄력적(elastic)이라 하고, 1보다 작은 상품의 수요는 비탄력적(inelastic)이라고 한다. 즉 가격탄력성이 1이면 수입불변, 1보다 작으면 수입 증가, 0이면 가격과 수입이 같은 비율로 상승한다.
예를 들어 유명한 이들이 갖는 공연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크기 때문에 박리다매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였을 때, 가격 탄력성이 적다면 그 지하철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적자를 면할 수 있으나 가격탄력성이 크다면 수요가 대폭 간소하여 총수입은 줄고 적자를 면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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