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성향(Propensity to consume)은 소비율이라고도 한다. 소비성향(消費性向)은 케인스경제학에서 승수이론(乘數理論)의 중핵을 이루는 개념이다. 여기서 승수(乘數)란 독립된 경제변수의 변화가, 그 변수를 1요소로 포함하고 있는 전체 경제량에 파급하는 효과의 극한치이다.
일반적으로 소득은 지출면에서 소비와 저축으로 나뉘는데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을 소비성향, 저축의 비율을 저축성향이라고 한다. 이 비율은 소득의 대소, 계층에 따라 소비 또는 저축에 대한 심리적 경향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대함에 따라 소비도 증대되는데 소비가 증대하는 비율은 소득이 커짐에 따라서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초등학생인 은허는 매일 2,000원의 용돈을 받아 초콜릿과 요구르트를 사 먹는다. 그에게는 두 재화가 모두 정상재이다. 그런데 오늘 가게에 간 은허는 요구르트 가격이 어제의 100원에서 200원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초콜릿 가격에는 변화가 없을 때, 은허의 어떤 소비행태를 지니게 될까.
아마도 은허는 비싸진 요구르트 보다는 가격의 변화가 없는 초콜릿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이를 대체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요구르트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실질소득이 줄어듦에 따라 정상재인 두 재화 모두의 소비를 줄이려 할 것이다. 이를 소득효과라고 한다.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6.5∼1946.4.21)는 그의 저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1936)"에서 한 나라의 실질소비수요와 실질저축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단기인 경우에는 실질국민소득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실질국민소득의 크기와 실질국민소득 아래에서 결정되는 실질소비수요 또는 실질저축과의 관계를 '소비성향' 또는 '저축성향'이라고 명명하고, 실질국민소득 중에서 소비지출의 비율을 '평균소비성향(APC, average propensity to consume)', 저축의 비율을 '평균저축성향(APS, average propensity to save)'이라 했다.
그러므로 실질소득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저하하면 APC가 1보다 크며 정상의 경우는 1보다 작은 정수(正數)이다. 또 실질소득의 증가분(감소분)과 그 결과인 실질소비 및 실질저축의 증가분(감소분)의 비율을 각기 '한계소비성향(MPC, 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 및 '한계저축성향(MPS, marginal propensity to save)'이라 명명하였다.
이 이론에 의하면 실질소득이 변화하면 항상 실질소비(저축)도 같은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그 변화는 실질소득에 미치지는 못하므로 MPC·MPS는 언제나 1보다 작은 정수이다.
그런데 이러한 케인즈(Keynes)의 경제관은 1930년대에 불어닥친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처방하려는 실천적인 목표 아래 진면목을 들어냈다. 대공황(Great Depression)은 1929∼1939년 무렵까지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지속된 경기침체(recession)를 말한다.
1920년대 미국 경제는 호황이었으나 1929년 10월 24일 주가폭락으로 대공황이 시작된 지 8개월 만인 1930년 6월 17일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법안인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을 통과시켰다.
이는 캐나다 영국 등의 보복을 불러일으키면서 세계를 대공황의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이때부터 경기는 계속 후퇴를 거듭 1932년까지 미국 노동자의 4명 중 한 명이 실직했다. 그후 대공황은 전세계에 파급되어, 전세계 제조업 생산액을 40%나 감소시키는 괴력을 발휘 하였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그 당시, 말 그대로 엽기적이었던 케인즈의 경제학은 대공황이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다. 시장 가격의 자율적인 조절기능에 기초한 고전학파의 경제이론은 사실 대규모 실업이 지속되던 대공황의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수 없었다.
케인즈는 국민경제 전체의 수요(총수요)가 전체의 공급(총공급)보다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대공황이 발생했다는 견해를 피려하였다. 그의 이러한 진단은 실업을 줄이고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총수요를 확대시켜야 한다는 정책 처방으로 이어졌다.
대공황의 원인이 수요 부족이라는 케인즈의 진단은 사실 수요 측면보다는 공급 측면을 중시하던 그 당시에는 가히 혁명적인 주장이었다. 또한, 대공황에 대한 대책으로 적극적인 확대 재정정책을 주장한 케인즈의 처방은 자유방임과 작은 정부를 표방하던 고전학파의 경제관과는 정면으로 대립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은 거시경제학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현대 혼합자본주의 정부관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장기불황으로 고생하던 세계의 여러 나라는 케인즈의 이러한 정책 처방을 받아들여 대체로 1960년대까지 약 40년 동안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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