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狼狽, difficulty)는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기대에 어긋나 매우 딱하게 된 상태를 가리킨다. 즉 두 마리의 이리가 처한 곤경처럼 조급한 나머지 다급하여 조치를 잘못하는 형국을 일컫는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요한복음 10:12)
한자에서 개사슴록(犬) 변이 들어 있는 글자는 모두 동물이거나 또는 동물의 특성을 함축한 글자다. 예를 들면 여우 호(弧), 개 구(狗), 삵쾡이 리(狸), 돼지 저(猪), 고양이 묘(猫) 등이다. 그래서 '낭패(狼狽)'라는 용어는 어떤 일을 도모했을 때 잘 풀리지 않아 처지가 고약하게 꼬이는 경우에 사용한다.
중국의 전설에 '낭(狼)'은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아주 짧고 용감하지만 지모(智謀)가 부족하다. 그러나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없거나 짧고 순한 듯 싶은데도 지모가 뛰어나다. 그런데 이 두 녀석이 걸으려면 어지간히 사이가 좋지 않고서는 넘어지기 일쑤다.
함께 먹이를 찾으러 나갈 때에는 '낭(狼)'이 지모(智謀)가 뛰어난 '패(狽)'의 지시를 받지만 마음이 바뀌면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이 두 녀석이 서로 고집을 피우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꼼짝없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내가 예루살렘으로 무더기를 만들며 시랑의 굴혈이 되게 하겠고 유다 성읍들로 황폐케 하여 거민이 없게 하리라."(예레미야 9:11)
성경에서 재칼(jackal)은 승냥이, 시랑, 이리 등으로 번역되고 있으며, 황폐한 땅을 의미할 때 쓰여졌다. "바벨론이 돌무더기가 되어서 승냥이의 거처와 혐오의 대상과 탄식 거리가 되고 주민이 없으리라."(예레미야 51:37)
"그 궁궐에는 가시나무가 나며 그 견고한 성에는 엉겅퀴와 새품이 자라서 승냥이의 굴과 타조의 처소가 될 것이니."(이사야 34:13) "에서는 미워하였으며 그의 산들을 황폐하게 하였고 그의 산업을 광야의 이리들에게 넘겼느니라."(말라기 1:3)
예수님은 사역 당시의 세상을 이리(wolf : 히브리어의 "스엡")와 같은 집단들에 둘려쌓인 곳으로 보았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
본래 양(sheep)은 온순하고 비공격적이며 자신에 대한 방어력이 약한 것이 그 특징이다. 칼을 들고 털을 깎아도 하라는 대로 한다. 아무 반항도 하지 않는다. 구약시대를 보면 제단 위에 놓고 칼을 들고 피를 흘리게 하여도 묵묵히 당하고 있는 것이 양이다. 따라서 양은 목자의 끊임없는 관심과 보호를 필요로 한다.
목자와 양 사이의 이러한 관계 때문에 성경은 하나님과 그 백성과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비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목자의 인도를 받는 양은 결코 두려워하거나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목자는 늘 양들이 쉴 만한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양의 우리에 문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다른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며 강도요 문으로 들어가는 이가 양의 목자라 문지기는 그를 위하여 문을 열고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자기 양을 다 내어 놓은 후에 앞서 가면 양들이 그의 음성을 아는고로 따라 오되 타인의 음성은 알지 못하는고로 타인을 따르지 아니하고 도리어 도망하느니라."(요한복음 10:1-5)
하지만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영악(獰惡)하게 남을 속이는 사람 즉 "양(羊)의 탈을 쓴 이리(a wolf in sheep's clothing)로 가득하다. 이리(jackal)는 주로 빼앗은 것을 먹고 움켜쥐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베냐민은 물어 뜯는 이리라 아침에는 빼앗은 것을 먹고 저녁에는 움킨 것을 나누리로다."(창세기 4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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