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自中之亂)은 조직 안에서 의견이 엇갈려 분란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내분(內紛)ㆍ내쟁(內爭)ㆍ내홍(內訌)으로 표현 되며, 이는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처럼 종종 적대적 상대방에 노출되어 희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이제이(以夷制夷)는 오랑캐를 이용하여 다른 오랑캐를 통제하고 다스린다는 뜻으로, '만이(蠻夷)로 만이(蠻夷)를 공격한다'는 以夷功夷(이이공이)와 유사하다. "이만이공만이(以蠻夷攻蠻夷), 중국지세야(中國之勢也) : 만이(蠻夷)로 만이(蠻夷)를 치니, 이는 중국의 정세(情勢)에 따른 것이다."]
또한 조직에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나면 상대방의 虛虛實實(허허실실) 전략에 노출될 수도 있다.
[虛虛實實(허허실실)은 허(虛)를 찌르고 실(實)을 꾀하는 계책(計策)으로 싸우는 모양(模樣)을 이르는 말로, 계략(計略)이나 수단(手段)을 써서 서로 상대방(相對方)의 약점을 찾아 공격하거나, 상대방의 허실(虛實)을 살펴서 그들의 계략(計略)이나 동정(動靜)을 알아내려 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그리고 조직에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나면 손자병법(孫子兵法) 13편 계(計)편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상대방의 속임수에 쉽게 넘어갈 수도 있다.
["병법은 속임수다. 공격할 능력이 있지만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여야 하며, 적에게 작은 이익을 미끼로 주어 유인해 낸다. 적이 강하면 잠깐 결전을 피해야 하며, 쉽게 분노하는 적은 집요하게 도발해 기세가 꺾이게 만들고, 오만한 적에게는 오히려 더 비굴하게 굴어 그들의 자만심을 부채질한다. 적이 단결하면 이간질로 떼어 놓는다."]
[참고] 북이스라엘의 제9대 여호람(Jehoram, B.C.852-841 재위) 왕 때에 아람 왕 벤하닷 II세(Ben-Hadad II, B.C.860~845 재위)가 북이스라엘을 침공해 포위하여 사마리아를 굶주림에 시달리도록 했다. 이러한 굶주림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들을 삶아 먹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스라엘 왕이 성 위로 통과할 때에 한 여인이 외쳐 가로되 나의 주 왕이여 도우소서 왕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너를 돕지 아니하시면 내가 무엇으로 너를 도우랴 타작마당으로 말미암아 하겠느냐 포도주 틀로 말미암아 하겠느냐 또 가로되 무슨 일이냐 여인이 대답하되 이 여인이 내게 이르기를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오늘날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먹자 하매 우리가 드디어 내 아들을 삶아 먹었더니 이튿날에 내가 이르되 네 아들을 내라 우리가 먹으리라 하나 저가 그 아들을 숨겼나이다."(열왕기하 6:26~29)
당시 아람 왕 벤하닷 II세는 주변 32개국을 관할할 만큼 막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람 왕 벤하닷이 그 군대를 다 모으니 왕 삼십 이인이 저와 함께 있고 또 말과 병거들이 있더라 이에 올라가서 사마리아를 에워싸고 치며."(열왕기상 20:1)
아람 왕 벤하닷 I세(Ben-Hadad I)는 북왕국 바아사(Baasha, B.C.910-886 재위) 왕 때에 이스라엘을 침략했고, 아람 왕 벤하닷 II세(Ben-Hadad II)는 북이스라엘의 아합(B.C.874-853 재위) 왕 때에 수도 사마리아를 공격해 포위하고 은과 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다가 두 번이나 패했다.
B.C.856년 경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람 왕 벤하닷 II세의 요구를 거절하고 곧 군대를 모아 반격에 성공함으로써 죽을 뻔 했던 벤하닷 II세는 아합 왕의 관용으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각각 적군을 쳐 죽이매 아람 사람이 도망하는지라 이스라엘이 쫓으니 아람 왕 벤하닷이 말을 타고 마병으로 더불어 도망하여 면하니라."(열왕기상 20:20)
하지만 벤하닷 II세는 다음 해인 B.C.855년 경 다시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을 공격했으나 다시 크게 패해 보병 12만 7000명을 하루 만에 잃고 겨우 도망쳐서 성안의 어느 골방에 숨었다가 아합이 다시 관용을 베풀어 탈출했다.
"벤하닷이 왕께 고하되 내 부친이 당신의 부친에게서 빼앗은 모든 성읍을 내가 돌려 보내리이다 또 나의 부친이 사마리아에서 만든 것 같이 당신도 다메섹에서 당신을 위하여 거리를 만드소서 아합이 가로되 내가 이 약조로 당신을 놓으리라 하고 이에 더불어 약조하고 저를 놓았더라."(열왕기상 20:34)
이후 B.C.853년 경 북왕국 아합 왕이 유다 왕국 여호사밧(Jehoshaphat, B.C. 872-848 재위) 왕과 연합하여 아람에게 빼앗겼던 길르앗 라못을 공격하자 이에 맞선 벤하닷 II세의 군대는 아합 왕을 전사시키고 이스라엘군을 무찔렀다. 이러한 벤하닷 II세도 B.C.845년 경 병에 걸렸고 이틈을 타 왕위를 노리던 자신의 심복 하사엘(Hazael)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여기서 하사엘(Hazael, B.C.841-806)은 아람 왕 벤하닷 2세에게 가장 총애를 받던 신하였는데, B.C.841년 경에 병든 벤하닷 II세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여호와께서는 패역한 아합 왕을 치시기 위해 호렙 산에 머므르고 있던 엘리야를 하사엘에게 보내 기름을 부어 아람(수리아) 왕으로 삼으셨다.
"여호와께서 저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로 말미암아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왕이 되게 하고."(열왕기상 19:15)
그러나 후에 하사엘(Hazael)은 시리아의 가장 강력한 왕으로 요람, 여호아하스, 예후 치세 때 끊임없이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괴롭혔다. "하사엘이 가로되 내 주여 어찌하여 우시나이까 대답하되 네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행할 모든 악을 내가 앎이라 네가 저희 성에 불을 놓으며 장정을 칼로 죽이며 어린 아이를 메어치며 아이 밴 부녀를 가르리라."(열왕기하 8: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