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남편 증후군(Retired Husband Syndrome)은 1991년 일본에서 처음 이름이 붙혀졌는데, 이는 은퇴 남편을 돌보느라 아내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져 정신적ㆍ신체적 이상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정신과 의사들에 따르면 이 증후군의 증상은 우울증과 불안증, 불면증부터 소화불량, 위염, 두드러기를 비롯한 피부 발진 등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일종의 ‘홧병’인 셈이다.
여기서 화병(火病)은 ‘울화병(鬱火病)’의 준말이다. 답답해 일어나는 심화(心火)로 불안증, 우울증, 신체 증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강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속상함, 억울함, 분함, 증오 등 감정을 가슴에 쌓아 생긴다.
지난 수십 년간 ‘남편 부재(不在)’생활에 익숙했던 주부들은 어느날 갑자기 그들만의 리듬이 깨지면서 심리적 부적응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황혼이혼(黃昏離婚)’으로 이어져 말년에는 가족이 해체되는 위험성을 지닌다.
특히 20~30년 동안 부부생활을 하면서 쌓였던 문제들이 아이들이 성장하고 인생에 여유가 생기고, 거기에 이혼할 때 부부가 축적한 재산을 50%씩 나누라는 법원 판결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이혼 결심 배경이 되기도 한다.
황혼(黃昏)은 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때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우리의 생애가 그 빛을 다하여 지는 과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황혼(黃昏)이 깃들 때의 잔영(殘影)은 보는 이에게 아름다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네 황혼(黃昏)은 우리가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아름다울 수도 추(醜)할 수도 있는 것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황혼이혼(黃昏離婚) 연령 대의 이혼자 수는 25,576명(남자기준 75세이상 1,277명/70~74세 1,926명/65~69세 3,680명/60~64세 6,696명/55~59세 11,997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kosis.kr), "이혼부부의 연령별 이혼", 2018-03-21]
본래 이혼(離婚, divorce)은 혼인한 남녀가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의 결합관계를 해소시키는 일로, 이혼은 혼인 본래의 목적인 부부의 영속적 공동생활을 파괴하는 예외적 ·병리적 현상이지만, 이혼을 억제함으로써 오히려 더 큰 폐해와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혼제도(離婚制度)를 인정한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보면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사람이 아무 연고를 물론하고 그 아내를 내어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마태복음 19:3)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예수님 당시에도 이혼이 사회 문제 가운데 하나였음을 반증한다.
1세기 경 팔레스타인은 이혼을 원하는 사내들에게는 천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스라엘 역사상 매춘부들이 가장 많았던 것도 당시의 높은 이혼율과 무관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거칠 게 없었다. 모세(Moses, B.C.1527~1406)의 가르침을 놓고 벌어진 논쟁에서도 사내들은 적당한 구실을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혼이 율법의 참 뜻이 아니라고 가르치셨다. 그 이유는 이혼은 하나님의 결혼제도(결혼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신성한 행위라 할 수 있음)와는 정반대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자기 아내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하는 자이며 이혼한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하는 자이다."(누가복음 16:18/현대인의 성경)
그러나 최근에는 세금 부담을 늘려 투기를 억제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맞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서류상으로만 남남이 되는 탈세형 위장이혼(僞裝離婚) 사례도 적지않은 모양이다. 아마도 다주택 소유자에게 갈수록 무거워지는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서인 것같다.
때문에 2018년 7월 30일 정부가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2019년부터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판단할 때 법률상 이혼했으나 생계를 같이하는 등 이혼한 것으로 사실상 보기 어려운 경우 동일세대 구성원으로 봐 조세회피를 방지했다. [기획재정부 보도자료(www.moef.go.kr), "2018년 세법개정안", 2018.7.30]
[참고1] 포스트너프(postnup)는 'Post-nuptial Agreement'의 줄임말로서, 결혼 후 배우자간에 맺는 재산분배계약 즉, 혼후(婚後) 계약서를 말한다. 이 계약 체결의 가장 큰 목적은 배우자의 낭비와 사치를 막는데 있다.
특히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재산분할 계약서는 할리우드 스타를 중심으로 이미 보편화된 혼전 계약서와 내용이 비슷하지만 시점이 결혼 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결혼 후에 몸값이 크게 뛴 헤지펀드 매니저가 이혼을 대비하자는 생각으로 작성하는 계약서인 셈이다.
여기서 헤지펀드(Hedge Fund)는 많은 돈을 이용해서 최소한의 손실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다. 즉, 위험을 상쇄하는 베팅이나 투자등을 통해 손실을 피하거나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주식을 빌려 높은 차익을 고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처럼 재산분할 규모가 수억 달러에 이르는 이른바 `헤지펀드형 이혼`이 증가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온갖 백태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재산도 지키고 복잡한 이혼소송도 피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색투자기법이 아닌가 싶다.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을 인하여 울고 통곡하라.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 보라 너희 밭에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지르며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야고보서 5:1-4)
"그후에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수고한 모든 수고가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며 해 아래서 무익한 것이로다."(전도서 2:11)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함이 없고 풍부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함이 없나니 이것도 헛되도다."(전도서 5:10)
[참고2] 오로제(吾老齊)로 물러나 쉬다 [退休吾老齊(퇴휴오로제)] / 鄭種(정종)
세간종부부종빈(世間從富不從貧) : 부(富)를 따르고 가난 싫어하는 세간(世間)을 떠나,
장종유곡이롱인(藏踪幽谷耳聾人) : 그윽한 곳에 숨어 사니 귀먹어리 다 되었네.
유유건곤무후박(猶有乾坤無厚薄) : 하늘은 언제나 후(厚)하거나 박(薄)하지도 않아,
수연모옥역청춘(數椽茅屋亦靑春) : 오두막 초가(草家)에도 푸른 봄은 찾아 온다네.
[鄭種(정종, 1417~1476) : 1442년(조선 제4대 세종 24) 무과에 급제한 후 1453년(조선 제6대 단종 1) 11월 이징옥(李澄玉)의 난 때 종성절제사로서 이를 포살(捕殺)한 공으로 군공(軍功) 1등에 책록되었고, 당상관을 역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