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墨子)의 본명은 적(翟)이며 중국 노(魯, B.C.1042~256)나라 사람으로서, 춘추시대(春秋時代, B.C.771-403) 때 활동했던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하나인 묵가(墨家)의 시조가 된다.
그는 공자(孔子, B.C.552-479)의 제자였던 자하(子夏)의 제자 등과 왕래한 사실이 적혀 있는 점으로 보아 공자(孔子) 사후(死後) 40년쯤 더 생존하여 80세 전후의 수령(壽齡)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정치사상에는 '천하(天下)에 이(利)가 되는 것을 북돋우고(興), 해(害)가 되는 것을 없애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유능하다면 농민이나 수공업자도 관리로 채용하는 '상현'(尙賢), 백성의 이익에 배치되는 재화ㆍ노동력의 소비를 금지하는 '절용'(節用), 지배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약탈이나 백성을 살상하는 전쟁을 금한다는 비공(非攻) 등이 있다.
또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서로 높이는 겸애(兼愛), 윗사람을 높이 받들며 따라야 한다는 상동(尙同), 장례는 간소화 해야 한다는 절장(節葬), 하늘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천지(天志), 귀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명귀(明鬼), 사치의 상징인 음악을 금지해야 한다는 비악(非樂), 주체적 노력에 반하는 숙명론을 거부해야 한다는 비명(非命) 등이 있다.
이러한 묵가(墨家)의 철학적 주장들은 묵자(墨子)를 구성하는 편명(篇名)이 되었다. 그리고 묵자(墨子)와 그의 제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 강력한 공동체를 구성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공동체는 묵자가 죽은 뒤에도 계승ㆍ유지되었는데 그 지도자를 거자(鉅子)라고 했다.
그 중 묵자(墨子)의 겸애편(兼愛篇)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혼란이 일어나는 까닭을 알아야만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따라서 혼란이 일어나는 까닭을 알지 못하면 천하를 다스릴 수 없는 것이다. 또 세상에 혼란이 발생하는 원인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았다. 그래서 공동체의 공동체의 성원들로 하여금 서로 사랑하게 할 수만 있다면 혼란은 종식될 수 있다."
여기서 '차별이 없는 사랑'이나 '상호간의 사랑'이 바로 겸애(兼愛)인 것이다. 다시 말해 겸애(兼愛)란 "남의 부모를 나의 부모처럼 여기고, 남의 집안을 나의 집안처럼 여기고, 남의 도읍을 나의 도읍처럼 여기고, 남의 국가를 나의 국가처럼 여기는 것"이다. 이는 "겸상애(兼相愛), 교상리(交相利)." 즉 묵자(墨子)가 주장한 겸애교리(兼愛交利)인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가족 제도나 정치 질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단지 '나'와 '남'의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지 모든 사회적 차별을 없애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묵가(墨家)에게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물질적 이익을 준다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자임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라도 물질적인 이익을 누군가에게 제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장자(莊子)에 보면 묵가(墨家)의 무리가 "대부분 짐승가죽옷과 베옷을 입고 나막신이나 짚신을 신고서 밤낮을 쉬지 않았으며,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삶의 표준으로 삼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 다시 말해 남에게 물질적 이익을 제공하려는 사람은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희생 정신은 이기심이나 탐욕, 질투,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위정자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여기서 묵가는 위정자들로 하여금 겸애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서 새로운 논리 장치를 고안한다. 그 논리 장치가 바로 하늘과 귀신의 의지를 긍정하는 초월적 종교론이다.
"비무안거야(非無安居也), 아무안심야(我無安心也) : 편히 머물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게 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이다." 안심과 만족이 있다면 여하(如何)한 경우에도 안식처(安息處)는 있는 것이다. [묵자(墨子) 친사편(親士篇)]
고통(苦痛) 중(中)에 있는 사람이 우리를 필요(必要)로 할 때 우리는 그들과 함께 있어 줄(Be there) 수 있도록 노력(努力) 해야 하며, 그의 이야기를 조용히(Be quiet) 들어 줄 수 있어야 하고, 여전(如前)히 그의 소중(所重)한 친구(Be a friend)로 남아 있어야 한다. 이는 '곤경에 처했을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이기 때문이다.
[참고] 중국 CCTV가 2009년 12월부터 51부작으로 방영한 역사 대하 드라마 '대진제국(大秦帝国之裂变)'은 망국의 위기에 처한 중국 서부의 약소 제후국이었던 진국(秦國)의 제25대 군주(B.C.361 ~ 338) 진 효공(秦 孝公, B.C.381 ~ 338)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 제25회에서는 진 효공(秦 孝公)이 상앙(商鞅)을 임용하여 변법(變法)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법 칩행이 폭정으로 오인되어 진 효공(秦 孝公)과 상앙(商鞅)을 해치려는 묵가의 무력행위가 확인됨에 따라 진 효공(秦 孝公)은 단신으로 묵가의 본거지인 신농산을 찾아 담판짓는 과정이 방엳되었다. 역시 진 효공(秦 孝公)은 하늘이 낸 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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