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역사를 보면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들이 많이 거쳐간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 헤롯(Herod)이란 자도 포함된다. [헤롯(Herod)이란 이름의 뜻은 '영웅의 아들'이다.]
헤롯대왕(Herod the Great, B.C.37~ 4)은 이두매(에돔)지역 출신으로서 B.C.63년 폼페이우스(Magnus Gnaeus Pompeius, B.C.106 ~ 48)장군이 이끄는 로마군단이 예루살렘에 입성한후 유대지역이 로마제국의 속국이 됨에 따라 유대지역 통치를 위해 로마제국으로부터 왕권을 부여받아 유대지역을 다스렸던 왕이다.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 헤롯 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마태복음 2:1~3)
헤롯(Herod)은 헬라시대 유대인 제사장 왕조인 하스몬(Hasmonaean) 왕조의 마지막 왕 힐카누스(Hyrcanus 2세)의 신하 이두매인 안티파테르(Antipater)의 둘째 아들이다. 어머니는 나바테인(Nabataea) 시프러스(Cyprus)다.
그러나 그는 하스몬 왕조를 배반하고 고대 이란계 유목민 파르티아인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로마의 앞잡이로 변신한다. 25세 때 유대 갈릴리(Galilee) 총독으로 있으면서 권력을 행사해 반란 폭도들을 사형에 처했다.
그의 아들이 바로 헤롯 빌립(Herod Philip, B.C.4~A.D.34)이었고 그 역시 로마에 빌붙어 유대의 왕이 되었다. 때문에 유대 민족은 헤롯 왕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헤롯가는 유대가 이방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에돔 족속(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의 후손)의 혈통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헤롯대왕(Herod the Great)은 잔인한 독재자, 건축에 집착한 인물이었다. 그의 부인은 하스몬 왕가에 속한 "미리암(Mariamme)"이었는데, 헤롯은 왕이 되자 그의 처가가 되는 하스몬 가문을 무자비하게 제거하였고, 종국에는 그의 부인까지 죽이는 잔인성을 보였다. 그의 포악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시기에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베들레헴 지역의 두 살 이하 영아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마태복음 2:16)
그는 로마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항구 도시 가이사랴를 12년 동안 건축했고 예루살렘 성전을 10년에 걸쳐 재건했으며 헬라 도시에 우상 신전도 건축했다. 그것은 통치 업적의 과시였다. 특히 그는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유대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예루살렘에 성전을 재건축했다.
성전공사가 끝났을 때 성전산 위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성전이 세워졌는데, 예수님께서도 “큰 건물들”이라고 말씀하실 정도의 대성전이었다. 이른바 ‘헤롯 성전’이다. 하지만 이 성전은 폭군 헤롯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세운 것은 아니었기에 결국 예수님의 말씀대로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무너지고 말았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와서 가실 때에 제자들이 성전 건물들을 가리켜 보이려고 나아오니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마태복음 24:1~2)
로마의 다섯번째 황제였던 네로 클라우디우스(Nero Claudius, 37-68)가 자결하면서 로마는 정치적 혼란기에 휩쌓이게 되는데, 당시 유대인 반란(66-70년)진압 사령관이었던 '베스파시안'(Vespasian, 69-79) 장군이 69년에 여섯번째 로마황제로 등극하면서 로마는 계속되는 유대인들의 반란진압을 위해 그의 아들 티투스(Titus)를 반란진압 책임자로 임명함에 따라 정치적 안정을 되찾을수 있었다.
당시 29세 젊은 나이로 능력있는 장군이었던 티투스(Titus Flavius Vespasianus, 39. 12. 30. ~ 81. 9. 13)는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 스코푸스 산과 감람산에 주력부대를 배치하고 예루살렘 공격을 개시했다. 예루살렘 공격 작전이 시작된지 5개월 만에 예루살렘 성벽은 무너졌고 로마군대가 밀물처럼 성안으로 들이닥쳤다.
이로써 헤롯성전은 70년에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이는 기묘하게도 B.C.586년에 바벨론 군대에게 솔로몬 성전이 파괴된 날과 거의 일치한다. 유대인 달력으로 아브달(서양력으로 8월) 9일쯤이다.
그래서 오늘날도 '티샤 베아브'(Tisha beAv : 아브달 즉, 8월9일이라는 뜻) 날이 되면 모든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예레미야 애가를 읽으면서 성전이 파괴된 날을 기억한다. 성전 축대 부분의 일부는 오늘날까지 남아있어 이를 '통곡의 벽'이라 부른다.
이후 헤롯대왕은 B.C.4년에 죽었는데, 이 사실은 예수님의 탄생연대를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헤롯이 죽은 후에 주의 사자가 애굽에서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아기의 목숨을 찾던 자들이 죽었느니라 하시니."(마태복음 2:19~20)
왜냐하면 헤롯 대왕이 사망한 해는 B.C.4년이요, 헤롯의 사망 시기와 헤롯이 어린아이들을 학살한 사건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이 경과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예수님의 탄생 연대를 B.C.5년 혹은 B.C.4년으로 정하게 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 연대는 로마의 통치자들의 연대를 기준으로 추정한 연대와 일치한다.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이므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누가복음 2 : 1-7)
"요셉이 일어나서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나가 헤롯이 죽기까지 거기 있었으니 이는 주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마태복음 2 : 14-15)
헤롯은 심신을 다스릴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를 소유했음에도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사해[Dead Sea : '염해', '아라바의 바다' 또는 '동해' 등으로도 불려짐] 가에 나루터를 만들어 이곳을 자주 배로 왕래하며 온천을 즐겼고, 온천가에 특별 별장을 지어 휴식을 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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