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外經, Apocrypha)에 속하는 유딧(Judith : '유대인의 여자'란 뜻)은 마카비 전쟁(Maccabee, B.C.167~164) 이후 유대 과부 여장부 유딧(Judith)이 예루살렘 인근의 베틀리아(Bethulia)성를 포위하고 있던 앗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의 막사로 들어가 그를 매혹하여 술에 곯아 떨어지게 한 다음 암살하고 도시를 구해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유딧(Judith)은 므라리(Merari : '쓴 맛'이라는 뜻)의 딸로 남편은 므나쎄(Menasseh : '잊게 만드는'이란 뜻)였으나 그는 보리추수 때 죽었다.
"그 때 므라리의 딸 유딧이 이 소식을 들었다. 므라리는 옥스의 아들이고, 옥스는 요셉의 아들이고 요셉은 오지엘의 아들이고 오지엘은 엘키아의 아들이고 엘키아는 아나니아의 아들이고 아나니아는 기드온의 아들이고 기드온은 라파임의 아들이고 라파임은 아히툽의 아들이고 아히툽은 엘리야의 아들이고 엘리야는 힐키야의 아들이고 힐키야는 엘리압의 아들이고 엘리압은 나타나엘의 아들이고 나타나엘은 살라미엘의 아들이고 살라미엘은 사라사대의 아들이었다. 유딧의 남편은 같은 부족이며 같은 가문에 속하는 므나쎄라는 사람이었는데 그는 보리 추수 때 죽었다."(외경 유딧 8:1~2/공동번역)
외경(外經)은 B.C.430년경에 쓰여진 말라기(Malachi) 이후인 B.C.250년경부터 1세기경 신약정경들이 쓰여지기 전에 쓰여진 것으로 히브리 정경(正經)에 들지 못한 유대(Judea)의 문헌들(신앙단편소설 포함)을 말한다.
외경(外經) 유딧(Judith)이 쓰여진 배경에는 당시 유다(Judas)가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약소국으로서 멸망하지 않고 생존해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배어있다.
특히 적그리스도로 묘사되고 있는 시리아(북방 왕국)의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us IV Apiphanes, B.C.175-163)가 이스라엘을 핍박할 당시 어떤이들은 그에 항거하면서 율법을 계속 가르치다가 그들의 칼과 불과 포로와 약탈 등으로 인하여을 당하여 순교를 당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외경(外經) 유딧(Judith)은 이방인 군대(시리아)에 포위되어 함락될 날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유대의 베툴리아(Bethulia)성 주민들을 구해내기 위해, 일신상의 작은 위험을 무릅쓰고 나섰던 유딧(Judith)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서 쓰여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외경(外經) 유딧(Judith)은 신 바벨론 제국(Babylonia Empire : B.C.625-539)의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B.C. 605~562) 왕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대도시 니느웨에서 아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던 느부갓네살 왕 제십이년에 있었던 일이다. 그 때에 메대인의 왕 아르박삿은 엑바타나에서 백성을 다스리며."(외경 유딧 1:1/공동번역)
홀로페르네스(Holofernes) 장군은 엄청난 군사력을 동원, 유다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민족을 굴복시켰다. 그러나 그의 임무는 단순히 속국을 토벌하는 데만 있지 않았다. 속국들에게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왕을 신으로 섬기게 하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홀로페르네스는 니느웨를 출발한 지 삼 일 만에 백티렛의 평야 가까이까지 진군하였다. 그리고 상부 길리기아 북쪽에 있는 산 근처에서 백티렛을 향하여 진을 쳤다. 거기에서 그는 보병대와 기병대와 전차대의 전군을 이끌고 산악 지대로 진격하여 푸트와 룻을 짓밟고 라시스 사람들과 켈레아 남쪽의 사막 근처에 사는 이스마엘 사람들을 약탈하였다."(외경 유딧 2:21~23/공동번역)
이에 이스라엘 원로들은 회의를 열어 베툴리아(Bethulia)를 비롯한 주요 성읍들에 방어를 준비했다. 그리고 모든 백성들은 한마음으로 베옷을 입고 금식하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까지도 성전 앞에 엎드렸고 머리 위에 재를 뿌리며 주님 앞에 베옷을 펼쳐 깔고 제단 주위를 삼베로 둘렀다. 그리고는 마음을 합하여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간절히 부르짖으며, 자기 자녀들이 원수들의 밥이 되지 않게, 자기의 아내들이 포로로 끌려가지 않게, 조상이 물려준 도시들이 파멸되지 않게 그리고 성전이 이방인들의 손에 더럽혀지거나 치욕거리가 되거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하였다."(외경 유딧 4:11~12/공동번역)
그때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주변국들의 지휘관을 불러 놓고 작전을 짜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암몬의 총사령관인 아키노르는 이스라엘이 죄를 짓지 않으면 결코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진술은 교만하기 그지없던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와 그의 부하들의 감정을 거스르는 원인이 된다.
다음날,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는 이스라엘의 주요 성읍인 베툴리아(Bethulia)에 대한 작전을 개시한다. 성읍은 완전히 포위됐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실 물과 음식이 없어 목말라 쓰러져 갔다. 백성들은 지도자들에게 항복하자고 아우성이었다. 그러면서 항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계획이라고 주장한다.
"이제는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적군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 앞에서 목마르고 지쳐서 죽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어서 그들을 불러들여 온 도성을 그들에게 내어주시오. 그리하여 홀로페르네스의 부하들과 그의 온 군대가 그것을 차지하도록 하시오. 차라리 우리가 그들에게 붙잡히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노예가 된다 하더라도 목숨은 건지게 될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린것들이 죽는 것과 또 우리 처자들의 목숨이 끊어지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외경 유딧 7:25~27/공동번역)
바로 이런 침통한 상황에서 드디어 유딧(Judith)이 등장한다. 유딧(Judith)은 먼저 땅에 엎드려 머리에 재를 뿌리고 베옷을 입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유딧은 땅에 엎드려 머리에 재를 뿌리고 속에 입고 있던 베옷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바로 그 때 예루살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에서 저녁 향을 태우고 있었는데, 유딧은 주님을 향하여 큰소리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내 조상 시므온의 주 하느님, 주님께서는 시므온에게 칼을 쥐어주셔서 이방인들을 처벌하게 하셨습니다. 처녀의 치마를 벗겨 욕을 보이고 아랫도리를 드러나게 하여 모욕을 주고 태를 범하여 수치를 보게 한 이방인들을 말입니다.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런 짓을 하고야 말았습니다."(외경 유딧 9:1~2/공동번역)
그리고 유딧(Judith)은 과부 옷차림을 벗어버리고 화려한 옷으로 갈아 입고 요란하게 치장했다. 자신의 계획을 하녀들에게도 밝히지 않고 하녀와 함께 베툴리아(Bethulia) 성문을 나서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의 군대 진영으로 발길을 돌린다. 유딧(Judith)이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에게 다가갔을 때, 그녀의 미모는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를 감탄시켰고 환영받기에 충분했다.
그후 유딧(Judith)은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의 허락을 얻어 매일 저녁 군대 진영에 있는 샘물에 몸을 담근 후 하나님께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나흘째 되던 날,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는 연회를 베풀고 내시 바고아를 시켜 유딧(Judith)를 데려오게 했다. 그녀와 즐기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는 연회을 베풀면서 포도주에 마음껏 취했다.
밤이 깊도록 연회는 계속됐고 모두 지쳐 돌아가 유딧(Judith)과 홀로페르네스(Holofernes)만 침실에 남게 됐다. 드디어 유딧(Judith)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그때 유딧(Judith)은 포도주에 만취돼 침대에 쓰러져 자고 있던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의 목을 쳐 머리를 잘라 버렸다.
그리고 자른 머리를 하녀의 자루 속에 집어넣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도하러 다닐 때처럼 밖으로 나가 베툴리아(Bethulia)성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홀로페르네스(Holofernes)의 머리를 백성들에게 보여주며 그를 어떻게 쳐 죽였는지를 말한다.
"유딧은 자루에서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꺼내어 그들에게 보여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자, 보시오. 아시리아 총사령관 홀로페르네스의 머리가 여기 있습니다. 또 휘장이 여기 있습니다. 그 안에서 홀로페르네스가 잔뜩 취해 가지고 누워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여자의 손을 통하여 그를 치셨습니다. 내 길을 걸어갈 때 나를 지켜주신 주님 만세! 내 얼굴이 그를 유혹하여 그를 죽게 했을망정 그는 나를 범하여 더럽히거나 욕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외경 유딧 13:15~16/공동번역)
이는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백성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을 알려주는 교훈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