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손주선 화일  
작성일 2024-02-15 조회 202
[몽둥이가 꽃 피며] 교만이 싹났도다 [라합/자만/거만/괴물/폭풍우]
"악한 자가 교만하여 가련한 자를 심히 압박하오니 그들이 자기가 베푼 꾀에 빠지게 하소서 악인은 그의 마음의 욕심을 자랑하며 탐욕을 부리는 자는 여호와를 배반하여 멸시하나이다 악인은 그의 교만한 얼굴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를 감찰하지 아니하신다 하며 그의 모든 사상에 하나님이 없다 하나이다."(시편 10:2~4)

위에서 교만(驕慢, haughtiness)은 문자적으로 '다른 사람들 위에 나타나다'라는 뜻이다. 이는 스스로 잘난 체하며 겸손하거나 온유함이 없이 건방지고 방자함을 이르는 말이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야고보서 4:10/개역개정)

이와 유사한 라합(Rahab)은 '자만하다', '무례하다'에서 파생된 말로 '교만한 자'의 뜻이며, 사탄을 상징하는 용의 이름 중 하나이다. "하나님이 진노를 돌이키지 아니하시나니 라합을 돕는 자들이 그 아래 굴복하겠거든."(욥기 9:13)

이러한 '라합'은 '폭풍우'란 뜻을 가진 상상 속의 바다의 괴물로, 흔히 애굽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애굽의 도움이 헛되고 무익하니라 그러므로 내가 애굽을 가만히 앉은 라합이라 일컬었느니라."(이사야 30:7) "주께서 라합을 살륙당한 자같이 파쇄(破碎)하시고 주의 원수를 주의 능력의 팔로 흩으셨나이다."(시편 89:10)

말로 자기를 부인해도 속으로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면 그것은 교만이다. 자기가 잘한 것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교만이지만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해도 자기 자신에게 여전히 집착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교만이다.

교만은 말의 강하고 부드러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내가 있는 상태다. 그래서 교만한 자는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선택한 수단을 더 신뢰하는 자를 가리킨다. 그래서 예수님은 교만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말씀 하셨다.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적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흘기는 눈과 훼방과 교만과 '광패'(아프로쉬네 : '무감각', '무분별함')니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마가복음 7:21-23)

미국의 문명비평가이자 신정통주의 신학자인 칼 폴 라인홀드 니부어(Karl Paul Reinhold Niebuhr, 1892년 6월 21일 ~ 1971년 6월 1일)는 교만과 색욕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두 가지 요소라고 지적하였다. 미국인 의사 존 조웨트(John Jowett)는 식사 때마다 감사기도를 드린 뒤 식사하는 사람들의 체내엔 여느 사람과 다른 특이한 3가지 물질이 분비됨을 발견했다.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특이한 백신과 항독소(antitoxin), 일종의 방부제인 'antiseptin'이라는 물질들이다. 겸손히 하나님께 감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인 셈이다. 겸손은 이처럼 우리 영혼과 육신을 윤택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야고보서 4:6/개역개정)

그러나 교만은 그 스스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죄의 모체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파괴적이다. 그래서 혹자는 교만과 이기심을 일컬어 원죄에 가장 가까운 죄라고 하기도 했다. 때문에 교만한 인간 역사는 언제나 하나님의 심판 아래 놓일 수밖에 없다.

중세의 역사가 몰락한 것도 인간 교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교황청의 권력이 하늘을 찌르고, 성직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백성들을 억압할 때 하나님은 교만한 중세 역사를 끝나게 하셨다.

근세에 이르러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고 계몽주의에서 비롯된 인본주의가 팽배해 하나님 없는 유토피아 건설을 꿈꿀 때 이 오만한 역사는 세계적 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했다. 개인이나 국가 또는 인류 전체의 문명이 하나님께 오만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언제나 역사는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교만은 장성해가면서 날마다 더 무서운 죄를 잉태하고 생산하게 된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관련된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Pilatos, Pontior, 26-36), 대제사장 안나스(Annas)의 사위로서 18년부터 36년까지 약 18년 동안을 대제사장으로 재직했던 가야바(Caiaphas), 갈릴리와 베레아(Perea) 지방의 분봉왕(Tetrarch)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 B.C.4~A.D.39) 등 모든 주역들도 교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의 신분과 지위, 정치적 영향력으로 무죄한 사람을 사형에 넘겨주면서도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을 할 만큼 그들 모두는 교만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활하셨다. 그래서 예수 부활은 교만한 인간들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다. 인간에 있어서 살인, 정욕, 미움, 탐욕이 큰 죄가 아니라 교만이 가장 큰 죄다.

다른 죄는 연약함에서 온다. 그러나 교만은 우리 속에 있는 악에서 기인한다. 다른 죄, 곧 시기, 술 취함, 정욕, 미움, 탐욕 등이 사단이 우리의 동물적 본성을 이용해서 짓게 되는 죄라면 교만은 지옥에서 곧장 올라온 마귀 자신의 죄다. 다른 죄가 도덕적 죄라면 교만은 영적인 죄다. 모든 교만 속에는 ‘내’가 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하거나 알아주지 않고 쓸데없이 간섭하면 싫다. 왜 싫은가?

내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모임에서 한 사람이 거물급처럼 행세한다. 보기 싫다. 왜 싫은가? 내가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처럼 되고 싶은데 그가 내 대신 거물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남이 잘하고 칭찬받는 것을 보면 싫다.

내가 그 사람처럼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만은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으로 나를 드러내는 것이다. 교만은 단순히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압도하여 그를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 교만은 끝까지 남과 비교하여 내가 이겨야 직성이 풀린다.

[참고] '몽둥이가 꽃 피며 교만이 싹났도다'(the rod has budded, arrogance has blossomed!). 여기서 '몽둥이'(rod)는 이스라엘을 벌하기 위한 하나님의 징계의 수단을 뜻한다. 즉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왕권을 가리킨다. 그리고 '교만이 싹났도다'(arrogance has blossomed!)는 말은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왕이 권력을 잡게 된 것을 의미한다.

"볼찌어다 그 날이로다 볼찌어다 임박하도다 정한 재앙이 이르렀으니 몽둥이가 꽃 피며 교만이 싹났도다 포학이 일어나서 죄악의 몽둥이가 되었은즉 그들도, 그 무리도, 그 재물도 하나도 남지 아니하고 그 중의 아름다운 것도 없어지리로다."(에스겔 7:10~11)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B.C. 605~562)은 신 바벨론 제국(Babylonia Empire = 갈대아 : B.C.625-539)의 두번째 왕으로 애굽을 격파시킨 후 수리아(오늘날 시리아) 및 팔레스타인을 정복하였으며, B.C. 605년 경에는 유다의 19대왕인 여호야긴(Jehoiakim=본명 엘리아김, B.C.609-597)을 살해한 후 이스라엘 민족들을 바벨론으로 끌고간 인물이다.

"이제는 네게 끝이 이르렀나니 내가 내 진노를 네게 발하여 네 행위를 국문하고 너의 모든 가증한 일을 보응하리라 내가 너를 아껴 보지 아니하며 긍휼히 여기지도 아니하고 네 행위대로 너를 벌하여 너의 가증한 일이 너희 중에 나타나게 하리니 너희가 나를 여호와인줄 알리라 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재앙이로다, 비상한 재앙이로다 볼찌어다 임박하도다 끝이 났도다, 끝이 났도다, 끝이 너를 치러 일어났나니 볼찌어다 임박하도다."(에스겔 7:3~6)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은 교만[驕慢]에 대해 "교만[驕慢]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뿌리박고 있는 죄이다. 정치가와 군인은 물론이고, 요리사나 수위까지도 흠모자가 있기를 바라고 허풍을 떤다. 수도사나 철학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설교하는 성직자나 교만[驕慢] 반대론을 쓰는 작가도 자신의 설교나 책이 매우 좋다는 칭찬을 받기 원한다"고 말했다.

"너희는 바위 틈에 들어가며 진토에 숨어 여호와의 위엄과 그 광대하심의 영광을 피하라 그날에 눈이 높은 자가 낮아지며 교만한 자가 굴복되고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시리라 대저 만군의 여호와의 한 날이 모든 교만자와 거만자와 자고한 자에게 임하여 그들로 낮아지게 하고 또 레바논의 높고높은 모든 백향목과 바산의 모든 상수리나무와 모든 높은 산과 모든 솟아오른 작은 산과 모든 높은 망대와 견고한 성벽과 다시스의 모든 배와 모든 아름다운 조각물에 임하리니 그 날에 자고한 자는 굴복되며 교만한 자는 낮아지고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실 것이요."(이사야 2:10~17)

"驕慢輕人反有傷(교만경인반유상) : 교만(驕慢)하여 남을 업신여기면 오히려 자신(自身)이 해(害)를 입는다." [이나(李那)," 기자안명(寄子安命)", 동문선 제17권 칠언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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