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 밖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제자들이 보고 이상히 여겨 이르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곧 말랐나이까 ."(마태복음 21:18~20)
30년경 니산월(양력 4월).
3년 6개월 간의 공 생애를 마치신 예수님께서 스스로 십자가 수난을 당하시기 위하여 나귀를 타시고 군중들의 환호속에 자신이 메시야이심을 공식 선언하시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다음 날 베다니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에 입성하신 후 성전 안의 모든 것을 둘러 보시고 때가 저물어 열 두 제자를 데리시고 성전 밖의 베다니(Bethany)로 가셔서 유숙하셨다. 그리고 다음 날 베다니(Bethany)에서 나왔을 때에 예수님께서는 시장하셔서 그 곳에서 좀 떨어진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다.
그러나 가셔서 본 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무화과의 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나무에게 일러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사 모든 것을 둘러 보시고 때가 이미 저물매 열 두 제자를 데리시고 베다니에 나가시다 이튿날 저희가 베다니에서 나왔을 때에 예수께서 시장하신지라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예수께서 나무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마가복음 11:11~14/개역한글)
여기서 무화과(無花果, fig/Ficus carica)는 쐐기풀목 뽕나무과 낙엽 활엽 관목으로서, 재배과수로서는 세계에서 최고의 역사를 가졌다. 무화과(無花果)라는 한자는 꽃이 눈에 띄지 않고 열매를 맺는 것에서 연유한다.
무화과 잎은 지상의 낙원(에덴)에서 아담과 이브가 지혜의 열매를 따먹은 후 벌거숭이인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서 몸을 가리는데 사용되었다.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창세기 3:7)
때문에 무화과 나무는 원죄와 연관된 욕망의 상징으로 표현 되기도 한다. 중세 말기 이래 '그리스도의 수난' 그림에는 자주 이 식물이 나타나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구원의 열매를 맺듯이, 무화과도 자연히 과실을 열게 한다"는 의미로 구원을 상징한다고 여긴다. "이사야가 가로되 무화과 반죽을 가져 오라 하매 무리가 가져다가 그 종처에 놓으니 나으니라."(열왕기하 20:7)
반면, 죽음을 암시하는 말라버린 무화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나무가 감람 열매를,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겠느뇨 이와 같이 짠 물이 단 물을 내지 못하느니라."(야고보서 3: 12)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인들은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 아니라, 믿음의 여부가 우리의 생명과 형벌의 기준이 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수님이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시자 그 나무가 곧 마른 것은 하나님이 선택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열매를 맺지 못한 이스라엘의 멸망(실제로 70년에 이스라엘은 로마군에 의해 함락 되었음)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참고] '벳바게'(Bethphage)는 '덜 익은 무화과(無花果)의 집'이란 뜻으로, '베다니'(Bethany : '슬픔의 집'이란 뜻)와 '예루살렘'(Jerusalem) 사이 '감람산'(Mount of Olives) 근처에 위치한 마을 이름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마을의 옛 길을 통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으로 보인다.
"저희가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감람산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 중 둘을 보내시며."(마가복음 1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