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이른 것은 그의 아는 죄악을 인함이니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맹세하기를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이나 예물로나 영영히 속함을 얻지 못하리라 하였노라."(사무엘상 3:13~14/개역한글)
위 말씀은 하나님께서 사무엘(Samuel, B.C 1103-1017)을 통해 앞으로 엘리(Eli, B.C.1171-1073) 제사장 가문이 어찌될 것임을 경고하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엘리(Eli)는 이스라엘의 사사시대(B.C.1380~1050)를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아론(Aaron, B.C.1530~1406) 가문의 대제사장으로, 선지자 및 제사장 역할을 동시 수행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두 아들(제사장 직분을 맡고 있었던 홉니와 비느하스)이 하나님 앞에서 범한 죄악상을 알면서도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즉 홉니와 비느하스가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 하였고 회막문에서 수종드는 여인과 동침하는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이를 방조했다.
그 결과 엘리(Eli)는 98세가 되는 B.C.1073년경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자빠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나이 많고 비둔한 연고라 그가 이스라엘 사사가 된 지 사십 년이었더라."(사무엘상 4:18)
그리고 그의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Hophni and Phinehas)도 B.C.1050년경 블레셋과의 전쟁 중에 죽임을 당한다.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죽임을 당하였더라."(사무엘상 4:11) "소식을 전하는 자가 대답하여 가로되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앞에서 도망하였고 백성 중에는 큰 살륙이 있었고 당신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임을 당하였고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나이다."(사무엘상 4 :17)
이는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Saul, B.C. 1050 ~1010)이 아말렉과의 전쟁 때 아말렉을 '남김없이'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함으로써 엄중한 책망과 경고를 받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당시 선지자 사무엘(Samuel)은 사울(Saul) 왕을 향하여 '여호와께서는 번제와 다른 제사를 말씀에 순종하는 것과 비교하여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낫다'고 그를 책망했다. "사무엘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사무엘상 15:22)
즉 하나님께서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맹세하시길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이나 예물로나 영영히 속함을 얻지 못하리라'는 말씀과 대칭(對稱, symmetry)을 이룬다. 이를 바꿔 말하면 '하나님께서는 말씀에 순종치 않은 상태에서 드려지는 제물이나 예물은 받지않으신다'는 뜻을 함의한다.
여기서 순종(obey)은 히브리어의 '쉐마'(Shema : 히브리어의 '들으라'라는 뜻)로, '분별하다', '듣다', ' 복종하다', '동의하다'란 뜻이다. 이는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분별하여 그대로 복종(submit) 하는 것으로 이성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동의하는 전인격적인 복종을 뜻한다.
"너희가 너희 열조보다 더욱 악을 행하였도다 보라 너희가 각기 악한 마음의 강퍅함을 따라 행하고 나를 청종치 아니하였으므로 내가 너희를 이 땅에서 쫓아내어 너희와 너희 열조의 알지 못하던 땅에 이르게 할 것이라 너희가 거기서 주야로 다른 신들을 섬기리니 이는 내가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지 아니함이라 하셨다 하라."(예레미야 16:12~13)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찌니라."(신명기 6:4~9)
따라서 하나님께 불순종은 비록 하나님께 제물이나 예물이 드려진다 할지라도 그 자체가 파멸이다. "너희가 나를 거스려 내게 청종치 않을찐대 내가 너희 죄대로 너희에게 칠배나 더 재앙을 내릴 것이라 내가 들짐승을 너희 중에 보내리니 그것들이 너희 자녀를 움키고 너희 육축을 멸하며 너희 수효를 감소케 할찌라 너희 도로가 황폐하리라 이런 일을 당하여도 너희가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고 나를 대항할찐대 나 곧 나도 너희에게 대항하여 너희 죄를 인하여 너희를 칠배나 더 칠찌라."(레위기 26:21-24/개역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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